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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아녔으면 1천조...! 특이한 기록으로 기네스에 오른 영화들

유승재
유승재기자
이준규
이준규기자

영화가 기억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때로는 흥해서, 때로는 망해서 기억되는 것이 영화다. 기억과 달리 기록은 나름의 합리적인 수치가 있어야 한다. 아래 영화들은 기네스에 기록된 영화들이다. 어떤 영화들이 어떤 이유로 기록 됐는지 한 번 살펴보자.

세상을 구했습니다! (1천조 청구서를 내밀며)

<맨 오브 스틸>

운석이 떨어지고
운석이 떨어지고

테라포밍이 진행되고
테라포밍이 진행되고

자고로 슈퍼히어로 영화는 사람과 세상을 구하는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이므로 액션신이 없을 수 없다. 거기다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고 악당을 잡는 영웅을 표현하다 보니 물리적인 파괴 또한 없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현실적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있으니 <맨 오브 스틸>이다. 슈퍼맨이 주인공인 이 영화는 좋게 보면 슈퍼맨과 악당 조드 일행 같은 외계인의 무지막지한 힘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문제는 그 물리적 힘에 모든 것이 파괴되면서 ‘희망의 상징’ 슈퍼맨이 주는 감성을 전혀 느낄 수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슈퍼맨과 조드가 맞붙는 장면에서 메트로폴리스의 건물이 무너지고 파괴되는 광경은 평범한 사람인 관객 입장에서 공포스러울 정도. 이 또한 잭 스나이더가 의도한 바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로 문을 연 DCEU(DC 확장 유니버스)가 진지함을 넘어 무거워지는 계기가 됐다. 기네스는 이 영화에서 벌어진 사건이 현실이라면 입었을 재정적 피해를 환산했는데, 약 7,5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측해 기네스 기록(“슈퍼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재정적 피해”)에 넣었다.

이 악물고 차량 8번 굴렸다

<스턴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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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록 보유자 〈007 카지노 로얄〉 영화 속 장면

8번을 굴러 기록을 경신한 〈스턴트맨〉촬영 현장

꽤 최근에 경신한 기록이다. 차량 액션신이 있는 블록버스터라면 폭발이나 충돌 사고로 차량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습을 담곤 한다. 이런 액션은 당연히 스턴트 배우의 운전 실력과 팀의 노하우 등이 중요한 것이라 한동안은 <007 카지노 로얄>이 이 기록의 보유자로 남았다. 당시 <007 카지노 로얄>이 세운 기록은 7회. 제임스 본드가 베스퍼를 피해 급히 핸들을 꺾는 이 장면에서 제임스 본드의 애스턴 마틴은 7회 회전한다. 이 장면을 위해 차량 개조와 특수 세트 장치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이 기록은 2024년 영화 <스턴트맨>이 빼앗았다. 갑자기 사라진 주연배우를 찾아야 하는 스턴트맨의 동분서주를 그린 영화인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스턴트 배우들에게 바치는 헌정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을 담기 위해 <스턴트맨>은 차 회전 기록에 도전했는데, 총 8.5회 회전해 <007 카지노 로얄>보다 더 높은 회전수를 기록했다. <007 카지노 로얄>의 스턴트 드라이버는 아담 커리, <스턴트맨>의 스턴트 드라이버는 로건 홀리데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小品(크기 30m)

<대해적> 갤리언선

실제 사이즈로 제작한 〈대해적〉 갤리언선

영화가 전설이 되면, 관련 상품들도 고가가 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명작으로 칭송받는 영화들의 소품이나 의상이 경매에 나올 때면 낙찰가가 상상을 초월하곤 한다. 그렇다면 영화의 성패와 상관없이 가장 비싼 소품은 무엇일까. 기네스에 따르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대해적>에 나온 배라고 한다. 로만 폴란스키가 그런 영화도 했어? 할 정도로 망한 영화인데, 4,000만 달러가 들어간 대작이다(현재로 치면 1억 달러를 조금 넘는다). 그렇게 규모가 큰 영화여서 그런지 로만 폴란스키는 야심찬 기획을 선보이는데, 바로 영화 속 스페인 갤리언선을 실물 사이즈로 제작한 것. 700만 영국파운드(달러로 약 1,000만 달러)로 “가장 비싼 영화 소품”으로 기네스에 올랐다. 다만 이 기록에 대해 일각에선 “저 위에서 촬영도 했으니 소품이 아니라 세트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파이 주문하시겠습니까? 네, 3,000개 주세요

<세기의 대결>

어쩌다 3,000개나 필요했는지 알 수 있는 〈세기의 대결〉 스틸컷 하나

슬랩스틱 코미디가 성행한 흑백무성영화 시절, 파이 던지기는 코미디를 맛깔나게 하는 중요한 소재였다. 1913년 로스코 아버클 주연의 <노이즈 프롬 더 딥>(A Noise From the Deep)이 영화 사상 처음으로 커스터드 파이 던지기를 보여주었다. 이 파이 던지기는 코미디에서 경쟁처럼 유행했고, 한 영화에서 무려 3,000개의 파이를 사용하면서 “영화 속 역대 최다 규모의 파이 던지기” 기록을 세웠다. 스탠 로렐과 올리버 하디 주연의 1927년 영화 <세기의 대결>(The Battle of the Century)에선 군중이 서로 파이 던지기 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로스앤젤레스 파이 컴퍼니가 하루에 생산하는 파이 3,000개를 전부 구매했다고 한다. 재밌는 일화를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이 종료된 후 원본이 사라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파이를 던지며 싸우는 영화가 있었다’는 영화인들의 증언과 평론가의 기록만 남아 전설처럼 떠돌다가 2014년에야 해당 장면이 담긴 필름 원본이 발견돼 기네스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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